책 : 체르노빌의 봄 (Un Printemops A Tchernobyl, 2012) / 엠마늬엘 르파주
아름다운 그림책이라고 해도 될까…
여전히 가동중이고 금지구역은 물론 경계밖에도 여전히 사람이 살고 있는 그곳 체르노빌. 현재도 방사능 오염이 심각한 상태라 30km였나… 금지구역으로 막혀있지만 마음만 먹으면 경계 안으로도 몰래 들어갈 수 있 고 일정시간 체류라는 조건을 통해 허가를 받고 직접 들어갈 수 있다.
들어갈 때에는 휴대용 방사능 측정기를 가지고 가야하는데 방사능의 수치에 따라 숫자와 소리가 달라지는 장치다. 방사능으로 뒤덮힌 곳, 아스팔트 도로 변에 있는 잔디밭에만 들어가도 방사능 위험수치 이상으로 올라가버리는 곳, 함부로 잔디에 누울 수도 없는 곳, 그럼에도 근처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
죽음과 희망이 없는 무채색의 공간을 예상하고 도착한 그들은 글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보았다. 생명을 보았다. 체르노빌의 봄에는 흑백으로 표현된 그림과 생동감있는 색상으로 표현된 칼라그림의 대비를 통해서도 저자의 마음과 생각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느껴볼 수 있을 것 같다.
체르노빌의 봄 처음에는 1986년에 벌어진 체르노빌 원전사고와 그 피해에 관련된 부분이 구체적인 데이터로 나와있는데 그 피해가 엄청나다. 일본 후쿠시마는 그보다 훨씬 큰 규모의 재앙이라고 생각하는데 아무래도 10년, 20년 뒤에는…
체르노빌 사건 직후 방사능 구름이 유럽 전역을 덮기 시작했다. 당시 대부분의 유럽나라들이 가축도 우리 안에서만 키우고 방목도 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유독 프랑스만 위와 같은 거짓말을 했었다고 한다.
‘프랑스는 안전합니다.’
근거는 기상전문가들이 방사능으로 오염된 구름이 프랑스를 지나치지 않는다고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의 그런 발표가 있고 몇 주 후, 방사능 구름이 프랑스를 통과하고 난 뒤에야 정부는 방사능 구름이 프랑스를 통과했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프랑스 영토의 1/3에서 세슘-137이 검출되었다고 한다.
후쿠시마원전사고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이유는 위와 같은 수치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에 다르면 체르노빌원전사고로 인해 피폭된 5백만명이 여전히 살아있고, 3백만은 평생 병원에서 치료받아야 하고, 27만명은 여전히 엄격하게 통제된 구역에서 살고 있고, 4천명은 방사능으로 숨졌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공식적인 자료이고 러시아에서 실제 어떤 피해가 있었는지는 러시아만이 알 뿐이다.
그렇다면 피폭된 5백만은 여전히 살아있으니 안전한걸까?
이 책, 체르노빌의 봄에는 방사능에 피폭되었지만 본인은 멀쩡한 사람이 등장한다. 그는 말한다. 내 몸에는 시한폭탄이 있다고.
즉 안전한게 아니라 다만 언제 그 현상이 나타날지 모른다는것. 끔찍하다.
우크라이나는 영토의 5%, 벨라루스는 25%가 오염되었다. 통계와는 정확하지 않겠지만 여전히 수백만의 사람들이 오염 된 땅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자국의 1/4이 오염된 벨라루스는, 독재자 루카셴코가 모든 정보와 연구를 은폐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주인공 일행은 모두 방사능에 피폭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안고 들어갔다. 그래서 금지구역의 모습이 어둡고 생명이 없는 것처럼 보였던 것이다. 그러나,
그 안에서 표현할 수 없는 어떤 희망, 생명을 발견하고는 (책의 그림에서) 색이 살아났다.
‘나는 괴상하고 흉측한 나무와 검은 숲을 상상했다.
그래서 검은색 파스텔과 어두운 잉크, 목탄을 준비했다.
… 그런데 찬란한 색상에 사로잡힌 것이다.’
충분히 읽어볼 만한 가치 이상의 책인것 같다. 저자의 의식과 생각의 변화가 그림과 짧은 문구들을 통해 그대로 느껴진다.
그림은 하나하나가 수작이다. 기회가 있으면 꼭 읽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