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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사진으로 보는 해적의 역사 – 그들은 어디에서 왔다 어디로 사라지는가?

책 : 그림과 사진으로 보는 해적의 역사 / 브렌다 랄프 루이스

해적이라는 것은 보물섬 시대의 영화에서나 등장하는 것처럼 여겨졌지만 소말리아 해적 뉴스가 전세계의 언론을 뜨겁게 달구기 시작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해적의 ‘재등장’에 관심을 갖지 않았나 싶다.

그러나 해적이 사라졌던 적은 없었다.

사람들이 있는 곳에 도둑이 있던 것처럼 바다를 통행하는 배들이 존재하는 한 해적 또한 알게모르게 존재해 왔던 것이다.

다만 그 규모와 활발함의 정도에 따라 뉴스거리로 다루어지지 않았을 뿐이고 그만큼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에는 단순한 도적질 정도로만 치부되었을 뿐이다.

우리가 아는 소말리아 해적들은 대부분 ‘생계형’으로 해적질을 시작하지 않았나 싶다.

그렇다면 해적들의 황금시대를 열었던 17,18세기의 해적도 같은 이유에서일까?

그보다도 더 오래전, 로마시대의 해적들은 어떠했을까?

‘그림과 사진으로 보는 해적의 역사 (브렌다 랄프 루이스, 북&월드)’는 고대 로마시대 해적부터 소말리아 해적으로 통용되는 현재 해적까지의 역사를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다.

그러나 역사책처럼 모든 것을 다루고 있지도 않고 딱딱한 기록의 형태만을 취하고 있지도 않다.

시대의 흐름을 따라, 가장 해적들이 왕성했던 때를 중심으로 주요 해적들과 유명 해적들, 혹은 사건들을 다루고 있는데 이 덕분에 지루함이 느껴지지 않고 읽는 재미도 있어 좋았다.

우리가 아는 바이킹의 이야기도 나오지만 (사실 바이킹에 대한 이야기 때문에 이 책을 읽게 되었지만) 이 부분은 아쉽게도 많은 분량을 차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다른 해적들의 이야기와 마찬가지로 바이킹들이 어떻게 해서 해적질을 시작하게 되었고 어떤 방법으로 행하였으며, 바이킹(해적)에 맞서 사람들은 어떤 방식의 투쟁을 전개하였는지, 그리고 그 결과 바이킹이라는 해적들은 어떤 형태의 결말을 맞이하였는지 에 대한 부분들은 잘 정리되어 있었다.

중국과 일본의 해적들도 잊지 않았다.

극동의 해적이라는 이름으로 다루고 있는 이 내용들에서는 왠지모를 반가움이 느껴졌지만 한편으로는 덜 화려한 모습에 살짝 실망스럽기도 했던 순간이었다.

대부분의 해적들이 부자가 되려기 보다는 살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정치적 혼란, 일확천금의 기회 등이 더해지면서 그러한 목적들이 하나둘 변해갔고 제때 제대로 통제되지 못하게 되면서 해적들은 왕성해졌고 이러한 흐름은 어떤 주류를 형성하기도 하였으며 역사의 한 부분을 장식하는 일도 저지르게(?) 되었다.

이러한 해적들에 맞서 싸우는 사람들의 투쟁은 곳곳에서 다른 형태로 전개되었고 이것 또한 그곳 역사의 작은 부분들을 변화시키기도 하였다.

각 국가들이 해상에서의 힘을 되찾기 시작한 1725년부터 해적들의 시대는 서서히 종말을 맞이하게 되지만 그들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처음 그들이 생겨났던 것처럼

그렇게 사라져갔을 뿐이다.

(… 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해적들은 바다에서 국가간의 간섭을 받지 않는 자신들만의 질서를 구축하기도 하였다.

당시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파격적인 계약조건들도 있었는데 이들 중에는 오늘날 바다위를 오고가는 수많은 선박들 사이에서도 통용되는 선구적인 것들도 있으니 시대를 앞서간, 깨어있는 계약이었음에 틀림없다.

이 책은 어떻게 보는지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지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궁금했던 해적의 역사를 정리해 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였으며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해적의 발생원인과 그들의 활동, 그리고 이에 대응하는 사람들의 투쟁 등을 통해 또 하나의 작은 역사를 발견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였다.

그 수많은 해적들의 큰 줄기들이 생겨났다가 결국 사라지기를 반복했던 것처럼 소말리아 해적 또한 사라지게 될 것이다.

내부안정을 통해 동화되는 방법으로 사라지게 될 것인지 강대국들의 강한 압력에 굴복하거나 그 와중에 또 다른 형태로 변질되면서 사라지는 모습을 취할 것인지는 이 책의 과거 해적들의 역사를 통해 어느정도 유추해 볼 수 있지 않을까도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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